학생 과외하면서 가르쳤던 내용 정리한 것입니다
일부 공개하니 수험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수험생 혹은 예비 고3 여러분, 수능 문학 공부 어떻게 하시나요?
다음 시는 김영랑의 '독을 차고'라는 시입니다. 해당 시와 관련된 문제를 풀다가 틀렸다고 가정합시다. 오답을 고쳐볼 시간입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접근하시나요?
대부분의 학생들은 시를 다시 읽어보려고 선택지가 아닌 지문으로 올라가서 1행부터 천천히 다시 읽어보기 시작할 것입니다. 시험 시간에 너무 성급하게 읽어서, 내가 너무 '주관적'으로 해석해서 틀렸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천천히 읽으면서 시의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려보기도 하죠. 설의법이 어디에 사용되었고, 의지적 어조가 '-리라'에 드러난다고 형광펜과 볼펜으로 표시해가면서 읽기도 합니다. 그러고 나선 이렇게 다짐하죠.
"아 내가 너무 '주관적'으로 해석했구나, 다음에는 성급하지 않게 '객관적'으로 해석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지. "
혹은
"김영랑 시인? 일제 강점기 시대에 태어난 시인이구나. 시인과 관련된 시대적 상황을 공부해야겠어."
해당 시에는 적용되지는 않지만 만약 고전시가를 틀렸다면 이럴지도 모릅니다.
"한자를 좀 더 알아야 하나? 어휘력도 좀 부족한가 봐.. 어쩔 수 없다. 수특에서 출제 예상 작품들을 외워야겠어."
혹시 이렇게 공부하진 않았나요? 성적이 들쑥날쑥하다거나, 다음번엔 천천히 읽기로 마음먹었다가 되려 비문학이나 선택과목에서 시간이 부족한 적은 없었나요?
문학 문제의 유형을 3가지로 나눠보면 이렇습니다.
- <보기>를 참고하여 감상하는 문제
- 이해, 적절성을 판단하는 문제
- 밑줄 친 곳의 의미를 묻는 문제
이 중 1번째 문제를 피드백한 필기를 사진으로 제공하려고 합니다.
2-3번은 다음에 함께 소개하겠습니다. 내용이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해당 문제의 <보기>에서 point를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농촌의 '실상' 농민들의 '정서'가 <보기>의 point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상'은 '피폐' 해졌고 '암울함'을 가지고 있음에 초점을 맞추는 겁니다.
이후 선택지 간의 관계에 집중합니다. 수능은 모두가 맞출 수 있도록 내야 하고, 객관적인 시선에서 누가 보더라도 정답이라고 말할 수 있을만한 선택지를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보기>를 참고하라는 말은 <보기>를 기준으로 해석하지 않으면 주관적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보기>를 주어 정답이 될 범주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보기>를 읽고 point를 짚어낸 후 <보기>와 선택지의 동일성을 먼저 따진 후, <보기>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내용은 지문으로 가서 확인하는 겁니다. 이때 지문 -> 선택지 -> 지문은 2번의 루트를 거치게 되므로 시간 절약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선택지를 먼저 보고, 확인할 거리를 기억해둔 후 지문으로 되돌아가서 한 번의 루트를 생략하시기 바랍니다.
1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1번의 '무력감'은 '암울함'과 동일한 의미를 갖습니다. 2번의 '울부짖고, '악을 쓰는' 선택지의 인용구를 통해 1번과 마찬가지로 '암울한' 농민들의 정서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4번은 농민들의 사정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사정'은 '실상'과 동일하고 '피폐'한 실상이어야 하므로 a와 b가 가리키는 것이 '피폐한 사정'이 아니라면 오답이 되겠죠. 5번은 '낙관하지 못하는'에서 '피폐함'이 연결되고 '자조적 물음'에서 '암울함'이 연결되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선택지 피드백을 진행하면서 문학 <보기> 관련 문제를 분석할 수 있습니다.
오답인 3번을 봅시다. <보기>에서는 암울함을 느낀 농민들이 극복한다는 얘기는 그 어디에도 나와있지 않습니다. 그동안 주변 친구를 본 결과, 과외를 해본 결과, 시를 잘 해석할 생각만 하지 선택지를 분석하는 수능 공부는 거의 하는 사람이 없는 것 같습니다. 본인의 주관적인 시 해석은 주관성이 개입되고 수능 당일은 오답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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